March / April / 2025

느린 여행으로 만나는 구마모토현

구마모토현은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 조용히 여행자를 맞아들인다. 웅장한 자연 속에서 마음이 벅차오르는 동시에 서서히 고요해진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름다운 구마모토현을 시작으로 규슈섬 곳곳을 누비는 여정을 시작해 보자.

  • ‘느린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트랙과 속도를 찾는 여행 크리에이터 꾸준. 2023년 회사를 떠나 ‘씽씽이’로 부르는 무동력 킥보드만으로 일본, 베트남, 타이완을 종주했다. 속도를 낮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길 위에서 쉼을 도와주며 인사이트를 준 곳, 허기를 달래준 식당 등 느린 여행 속 소중히 다가온 장소들을 소개한다.

요코바치 Yokobachi

구마모토에서 정취 있는 로컬 다이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요코바치가 제격이다. 전통적인 이자카야 스타일의 이곳은 따뜻한 목조 인테리어와 활기찬 분위기로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를 사로잡는다. 신선한 해산물과 구마모토 특산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특히 말고기 사시미가 인기 메뉴다. 정갈한 일본식 안주와 함께 현지 사케를 곁들이면 깊은 미식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아소산 나카다케 화구 Mount Aso’s Nakadake Crater

아소산 나카다케 화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칼데라 지형 중 하나인 아소산의 심장부로, 살아 있는 자연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차량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분화구 주변에는 자연의 웅장함을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관찰 지점이 마련돼 있다. 분화구 내부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와 유황 냄새가 활화산 특유의 생동감을 더하며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단, 분화구는 기상 조건이나 화산활동 상황에 따라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다이칸보 전망대 Daikanbo Lookout

이칸보 전망대는 아소 지역의 대자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명소로, 아소시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드라이브 코스 자체가 아름다워 이동 중에도 자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끝없이 펼쳐진 칼데라 평야와 웅장한 산맥이 한눈에 들어오며, 맑은 날에는 멀리 구마모토 평야까지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의 황금빛 풍경은 시간을 내어 반드시 즐겨야 할 하이라이트다.


벳푸 지옥 순례 Hells of Beppu

벳푸 지옥 순례는 벳푸 온천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지옥’이라 불리는 이곳은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일곱 개의 온천 지대를 둘러보며 자연이 만들어낸 이국적인 풍경과 신비로움을 감상할 수 있다. 끓어오르는 푸른 열탕의 우미 지옥, 붉게 물든 치노이케 지옥 등은 그 모습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온천을 둘러보며 족욕을 즐기는 공간도 있어 벳푸에서 온천 문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지옥 찜 공방 칸나와 Jigoku Mushi Kobo Kannawa

벳푸의 지옥 찜 공방 칸나와는 온천의 열기를 활용해 음식을 찌는 독특한 방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온천수의 뜨거운 증기로 다양한 재료를 쪄내는데, 채소, 해산물 등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공방 방문객들은 증기로 가득한 조리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느끼는 재미가 있다.


고쿠라성 Kokura Castle

고쿠라성은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 위치한 역사적인 명소로, 에도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성이다. 17세기에 세워진 이 성은 깔끔한 흰색 외벽과 검은색 지붕이 조화를 이루며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성 내부를 역사 자료관으로 꾸며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전시물이 풍부하다. 주변에는 일본식 정원과 해자가 어우러져 성을 둘러보며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모지코항

모지코항은 기타큐슈시의 북쪽 끝에 위치한 항구. 일본 근대 역사를 느낄 수 있는 레트로한 분위기 때문에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명소다. 20세기 초반 무역과 교역의 중심지로 번성했던 이곳은 당시의 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준다. 대표적 랜드마크인 모지코역과 바다를 따라 늘어선 역사적 건물들은 사진 찍기에 더없이 좋은 배경을 제공한다. 항구 근처에는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가 즐비해 여유로운 산책과 함께 미식,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여행지다.

© Fukuoka Prefecture Tourism Association

간몬대교 Kanmon Bridge

간몬대교는 혼슈와 규슈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다리로,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와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를 잇는 중요한 관문이다. 길이 1068m에 이르는 이 대교는 탁 트인 바다 위를 가로지르며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낮에는 푸른 하늘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고 밤에 밝히는 조명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리 근처에는 간몬해협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인트다. 특히 간몬터널을 통해 도보 또는 자전거로 해협을 건너는 독특한 경험도 즐길 수 있다.

  • 대한항공은 인천 — 구마모토 직항 편을 주 3회 운항한다.
Share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