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 April 2026 (Vol. 50 No. 02)

웰링턴, 영화 속 일상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 〈아바타〉 등 다수의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촬영되고 후반 작업으로 완성되는 ‘영화의 도시’ 웰링턴. 이곳에서 일하며 살아온 나에게 웰링턴은 영화 속 장면으로 소비되는 도시라기보다, 영화가 일상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곳에 가깝다. 촬영과 후반 작업 사이의 시간을 오가며 경험해 온 웰링턴의 거리와 풍경을 통해, 영화와 일상이 교차하는 이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을 소개하고 싶다.

  • 임창의는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웨타 FX의 컴퓨터 그래픽 수퍼바이저로 활동하고 있다. 〈아바타〉,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등 다수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작업에 참여했다.

마운트 빅토리아

웰링턴 시내에 있는 해발 200m의 낮은 산으로 〈반지의 제왕〉의 많은 컷들이 촬영된 곳이다. 오리엔탈 베이 방면 진입구로 들어가면 영화의 장면을 상상하면서 그 경로를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문이 마련되어 있다. 하루를 정리하기 좋은 장소다.


웨타 케이브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잘 알려진 웨타 워크숍이 운영하는 공간으로 웨타의 작업 역사를 소개하는 스크리닝 룸과 실제 영화 소품을 볼 수 있어 판타지 영화 팬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가이드 투어를 통해 세트와 소품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투어 참여를 원한다면 사전 예약을 권한다.


카이토케 국립공원

〈반지의 제왕〉 속 엘프 도시 리벤델이 촬영된 국립공원으로 실제 촬영 세트는 철거되었지만 일부는 방문객을 위해 재현되어 있다. 웰링턴 시내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해 캠핑과 하이킹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웰링턴에서 자연은 배경이 아니라, 늘 영화 서사의 일부다.


테 파파 통가레와 박물관

뉴질랜드의 자연환경과 마오리 문화, 이주와 정착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뉴질랜드 국립박물관. 일상 속에서 접근이 용이한 곳에 위치해 점심시간에 잠시 들르거나, 비 오는 오후에 산책하듯 걷기에 좋다.

  • TIP 웰링턴은 과거 항구도시로 도시의 세 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박물관 관람 전후로 퀸즈 워프에서 오리엔탈 베이까지, 부두에서 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가도 산책해 보길 추천한다.

웰링턴 보태닉 가든

1868년에 조성된 약 25만m2 규모의 도심 정원으로 뉴질랜드 토종 식물과 다양한 조류를 만날 수 있다. 평지와 언덕이 이어져 자연스러운 전망대 역할도 한다. 영화 촬영지가 아니어도 이곳은 충분히 웰링턴다운 장면을 만든다.

  • TIP 정문이 도심 반대편에 있어 램턴 퀘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경로를 추천한다.

커스텀스 커피

웰링턴은 플랫 화이트의 기원지로 자주 언급될 만큼 커피 문화의 수준이 높다. 그중 수프림 커피로스터리가 직접 운영하는 커스텀스 커피는 이 도시를 대표하는 카페다. 수프림 커피의 원두는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원두의 잠재력을 가장 안정적으로 구현해 내는 공간은 바로 이곳이다.

  • TIP 웰링턴에서 가장 활기찬 쿠바 스트리트와도 가까우니, 거리의 에너지도 함께 느껴보자.

마틴보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차를 타고 웰링턴 외곽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다. 도심에서 약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와이라라파 지역의 마틴보로는 30여 개의 와이너리가 모여 있는 대표적인 와인 산지다. 도시를 벗어나면 웰링턴의 또 다른 얼굴이 보인다. 마틴보로에서는 시간의 속도가 확연히 느려진다.


푸탕기루아 피내클

〈반지의 제왕〉 3편에 등장하는 ‘죽음의 길’이 촬영된 장소로 팬케이크를 쌓아놓은 듯한 기하학적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영화 속 죽음의 길을 기억한다면 그 분위기를 느끼며 트레킹하기에 좋다.

  • TIP 마틴보로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므로 일정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대한항공은 인천 — 오클랜드 직항 편을 주 3회 운항한다.
Share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