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 April 2026 (Vol. 50 No. 02)

발리, 자연 곁의 삶

휴양지로 소비되는 이미지 너머, 발리에는 오래 축적된 공동체의 시간이 있다. 영혼을 정화하는 물길과 성스러운 산을 따라 이어지는 여정은 발리가 외부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의 질서로 형성되어 온 곳임을 보여준다. 섬의 가장 깊은 시 휴양지로 소비되는 이미지 너머, 발리에는 오래 축적된 공동체의 시간이 있다. 영혼을 정화하는 물길과 성스러운 산을 따라 이어지는 여정은 발리가 외부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의 질서로 형성되어 온 곳임을 보여준다. 섬의 가장 깊은 시간으로 들어가다 보면, 다시 태초의 풍경을 드러내는 발리를 만날 수 있다. 간으로 들어가다 보면, 다시 태초의 풍경을 드러내는 발리를 만날 수 있다.

아궁산

발리 공동체의 성지순례길

아궁산은 발리 문화에서 신들이 거처하는 성스러운 산이자, 섬 전체의 영적 균형을 지탱하는 축으로 여겨진다. 두 개의 주요 등반로를 통해 이 험난한 여정에 오를 수 있는데, 그중 푸라 파사르 아궁을 경유하는 길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이곳은 영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장소로 지금도 발리 주민들은 사원에 공물을 바친다. 현지 가이드들 역시 등산객들을 분화구까지 안내하기에 앞서 이곳에서 안전한 여정과 무사 귀환을 기원한다. 일부 구간은 길을 찾기가 어렵고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기를 권한다.


렘푸양 사원

하늘로 열린 문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 중 하나인 렘푸양은 산기슭에서 정상까지 계단으로 연결된 독특한 구조의 사원 군락이다. 특히 입구에 하늘을 품은 듯한 상징적인 대칭 구조물이 있어 ‘천국의 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해발 600m 높이의 렘푸양산에 자리한 덕에 렘푸양 사원에서는 발리에서 가장 높고 신성한 화산이자 섬의 영적 중심으로 여겨지는 아궁산을 정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원에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사롱을 착용하고 복장 예절을 지켜야 한다.


텡아난 마을

시간이 멈춘 공동체

텡아난은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선주민 공동체 마을 중 하나이며, 그 기원이 14세기에 힌두교 문화가 발리에 전해지기 훨씬 이전인 약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공동체는 오랜 세월 자급자족의 방식으로 살아오며 고유한 통치 체계와 의례를 보존해 왔다. 그래서 텡아난을 걸으면 마치 살아 있는 박물관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발리 동부에 자리한 이곳은 유명한 관광 지역인 우붓이나 찬디다사에서 차량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푸라 타만 페참푸한 살라

물로 행하는 정화 의식

멜루캇은 물로써 슬픔과 부정적인 에너지를 씻어내는 발리의 신성한 정화 의식이다. 이 의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우붓 인근 방리 지역에 있는 푸라 타만 페참푸한 살라로 향하자. 두 개 강이 만나는 협곡 안에 숨겨진 이곳에서는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요한 긴장감과 함께 성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인다. 이곳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 좁은 동굴을 지나면, 들어서는 이들에게 축복을 내린다고 전해지는 폭포에 닿는다. 다만 폭우가 내리면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어 방문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페무테란

자연과 맞닿은 페무테란의 언덕

페무테란은 발리 북서부에 자리한 조용한 어촌 마을로, 남부의 번화한 관광지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공존을 보다 밀도 있게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열대우림과 초원의 경계에 놓인 듯한 언덕 지형이 멀리 펼쳐진 바다와 겹쳐지며 이 지역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승마 체험으로 말을 타고 이 일대를 탐험해 보면 그 인상이 더욱 또렷해진다. 해변 승마 코스도 마련되어 있지만, 사원들을 지나며 보다 깊고 야생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언덕 코스를 특히 추천한다. 숙련된 라이더라면 인도네시아 국기의 이름을 딴 ‘벤데라 메라 푸티’ 루트를 따라 언덕 정상에 오르는 경험을 놓치지 말자.

  • 글. 마리아 무티아라
  • 마리아 무티아라는 인도네시아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다. 인도네시아의 일상과 사회적 현실을 탐구하며, 비주류 공동체와 지역 · 환경 문제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대한항공은 인천—발리 직항 편을 주 14회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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