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 August 2025 (Vol. 49 No.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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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뜨겁게 가 닿을, 콜드플레이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매일 음악을 이야기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배순탁, 그가 남긴 음악 메시지

콜드플레이의 출발은 1996년 영국 런던에서였다. 보컬 크리스 마틴과 기타리스트 조니 버클랜드, 이렇게 둘이 대학에서 만났고 밴드의 얼개가 처음 그려졌다고 한다. 원래 정해둔 밴드 이름은 콜드플레이가 아니었다. 우리말로 하면 ‘가슴근육들’이라는 뜻의 펙토랄즈였다.

글쎄. 아무리 내가 관용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밴드 이름으로 가슴근육은 좀 아닌 것 같다. 뭐랄까. 성공할 밴드도 안 될 것 같은 이름 아닌가 말이다. 이후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펙토랄즈에서 기껏 변경한 결과가 스타피시(불가사리)라는 건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름은 중요하다. 대상에 대한 첫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요 상징인 까닭이다. 그러니까, 펙토랄즈나 스타피시보다 콜드플레이가 낫다는 건 의견이 아닌 팩트의 영역이라고 봐야 한다.

이후에는 탄탄대로였다. 데뷔앨범 수록곡 ‘Yellow’로 곧장 주목받은 콜드플레이는 이후 발표하는 음반마다 히트곡을 쏘아 올리면서 단숨에 지구촌 전체를 석권했다. 히트곡만이 아니다. 그들은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높게 날아올랐다. 여섯 개의 그래미를 포함해 그들이 수상한 트로피 목록만 세도 이 지면의 절반은 쉽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콜드플레이의 곡은 부지기수다. 아마 여러분도 여러 곡을 손에 꼽을 것이다. 따라서 대형 히트곡은 제외하고 언급해 보기로 한다. 데뷔앨범인 1집 〈Parachutes〉에서는 ‘Shiver’가 내 마음속 베스트다. 날렵하면서도 정교한 이 곡의 기타 리프를 오랫동안 사랑해 왔다. 결정적인 분수령은 2002년의 2집 〈A Rush of Blood to the Head〉였다.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우울한 영국 록의 선배 라디오헤드가 점점 더 난해한 음악을 추구하면서 대중과 다소 멀어졌지만, 콜드플레이는 심플한 ‘지상의 록’으로 후계자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수록곡 중 ‘In My Place’가 대표하듯 콜드플레이의 곡은 무엇보다 듣기가 수월했다. 복잡하거나 머리를 싸매게 만드는 장치라고는 전연 찾아볼 수 없는 노멀 록이었다. 지금도 2집은 콜드플레이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남아 있다. 판매량은 물론 숱한 음악 전문지가 이 앨범을 명반으로 꼽았고, 그래미에서는 세 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이후에도 콜드플레이는 자신들의 음악적 기반인 록 예술을 보통의 시선에서 가감 없이 탐구했다. 이게 핵심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3집 〈X&Y〉의 ‘Fix You’, 4집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의 타이틀 ‘Viva La Vida’를 들어보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음악’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있다. ‘Viva La Vida’는 BTS와 함께 발표한 ‘My Universe’와 더불어 밴드의 유일한 빌보드 1위 곡이다.

공연의 마술사

지난 4월 열린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은 여러모로 굉장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유명 뮤지션이나 밴드가 한국에 오더라도 공연 횟수는 최대 두 번 정도다. 그러나 콜드플레이는 총 6회의 공연을, 그것도 꽉 들어찬 관객 앞에서 펼쳤다. 나 역시 하루 날을 잡아 공연장으로 향했다. 내 후기는 이렇다. 스타디움 록밴드의 끝판왕을 봤다는 것이다. 공연의 규모, 구성, 다채로운 볼거리, 관객과의 호흡 등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었다. “완벽이라는 것은 없어요. 그저 어느 순간 손을 떼는 거죠.” 예술에 완벽은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공연예술은 ‘거의’ 완벽했다.

콜드플레이는 공연을 통해 이런 말도 남겼다. “여러분이 키가 크든 작든, 부자든 가난하든, 성소수자든 이성애자든 모두 가치 있는 존재다.” 그저 말만 번지르르했던 게 아니다. 실제로 그들은 약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30여 명의 청각장애인을 초대한 뒤 수어 통역사가 그 앞에서 노래를 통역해 준 것이다. 다음처럼 한국을 존중하는 멘트 역시 참 근사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영어로 노래하는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아요.전 세계에 영어 사용자가 많다는 건 큰 행운이죠. 모든 K-팝 아티스트와 한국 인디 뮤지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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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응원

콜드플레이는 앙코르 전 공연의 첫 대미를 언제나 ‘Fix You’로 장식한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이 노래를 잘 듣지 않는다. 이유는 별거 없다. 너무 많이 들어서다. 그러나 공연에서라면 얘기가 다르다. 라이브로 이 곡을 들으면 울컥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만약 공연에 못 갔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 유튜브를 활용하는 거다. 유튜브에 ‘Coldplay - Fix You (Live in São Paulo)’를 검색하면 된다. 꼭 한번 보기를 바란다.

대신 조건이 있다. 콜드플레이가 아닌 관객의 표정을 봐야 한다. 환희에 가득 차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눈에 담아야 한다. 동시에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기 바란다.“나는 이런 경험을 내 삶을 통해 얼마나 하고 있을까?” 나는 아는 게 많지 않다. 여전히 부족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면 그러한 기회를 많이 가지는 삶이 조금은 더 풍요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것이 영화든, 사진이든, 미술이든, 그 무엇이든 내 생계를 보장하는 행위 외에 작더라도 진심을 다해 빠져들 수 있는 영역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 세상은 이걸 취미 혹은 취향이라고 부른다. 나는 “진짜 내가 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위대한 화가 반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살아 있는 한 많이 감탄하면서 살거라.” 이 말을 믿는다. 감탄하면서 즐길 수 있는 취미나 취향이 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의 결은 아마도 좀 다를 것이다. 내가 감탄할 수밖에 없었던 콜드플레이의 곡을 이어 소개한다.

  • 배순탁은 음악평론가이자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100장의 음반〉, 〈청춘을 달리다〉, 〈평양냉면: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져〉 등을 집필했다.

  • 기내 엔터테인먼트 내 ‘2025 내한, 세계적인 밴드 Coldplay 인기곡’ 섹션에서 일부 청취가 가능합니다.


배순탁이 추천하는 콜드플레이의 곡들

Shiver (2000)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데뷔작에서 가장 애정하는 곡이다.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크리스 마틴은 한 인터뷰에서 이 곡을 소개하면서 “제프 버클리 따라한 거죠”라고 유쾌하게 고백했다. 제프 버클리의 1994년 1집 〈Grace〉의 타이틀곡 ‘Grace’를 들어보면 저 언급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Square One (2005)

콜드플레이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1번 곡은 언제나 덩치가 좀 큰 사운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3집 〈X&Y〉의 오프너인 이 곡 역시 그렇다. 추측하건대 시작부터 듣는 이를 단번에 붙들어놓기 위함일 것이다.

A Sky Full of Stars (2014)

밴드 콜드플레이가 전자음악과의 연계를 시도한 노래다. 따라서 라이브에서 가장 화려한 조명 쇼를 경험할 수 있기도 하다. 곡의 프로듀서는 이제는 세상에 없는 전설적인 DJ 아비치가 맡았다. 기실 이 곡이 실린 앨범 〈Ghost Stories〉는 다른 음반에 비해 판매고가 높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추천한다.

Magic (2014)

앞서 언급한 〈Ghost Stories〉 음반에는 근사한 곡이 하나 더 있다. 영롱한 사운드 컬러가 돋보이는 ‘Magic’을 함께 추천한다. 적어도 나에겐 콜드플레이 역사를 통틀어 톱 3 안에 드는 음악이다.


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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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iiKiii, Uncut Gem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음악과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간의 시너지로 K-팝의 새로운 길을 개척 중인 다섯 명의 소녀, 키키.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라는 뜻의 데뷔앨범 제목처럼 어느 것도 강요하거나 강요받지 않는 자유로움과 열린 해석으로 풀어내는 음악 그리고 직설적인 감정 표현을 담았다.

이찬원, 찬가(燦歌)

이찬원의 전국 투어 콘서트 실황 음원 앨범 〈찬가(燦歌)〉는 2024년 서울 KSPO 돔을 시작으로 인천, 수원, 대구, 청주, 광주 등지에서 펼쳐진 열정적인 콘서트 무대를 담았다. 이찬원의 따뜻한 음성과 진솔한 표현력이 곡마다 깊은 울림을 전한다. 현장의 박수와 환호가 그대로 녹아 있는 실황 음원으로 콘서트의 생생한 감동을 만나보자.

© Universal Music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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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나 그란데, Eternal Sunshine Deluxe: Brighter Days Ahead

아리아나 그란데 특유의 무드를 가득 담은 신보를 만나보자. 타이틀곡 ‘Brighter Days Ahead’를 비롯한 희망적인 메시지로 위로를 전하며,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팝 보컬이 청명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앨범 제목처럼 더 밝은 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긍정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플레이보이 카티, Music

강렬한 실험성과 개성을 담아낸 플레이보이 카티의 앨범.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묵직한 베이스가 어우러진 비트 위로 짧은 러닝타임과 반복적인 훅이 돋보이는 트랙들이 리스너를 빠르게 끌어당긴다. 카티 특유의 허스키하고 나른한 보컬을 통해 차가우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미래지향적이고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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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ystian Zimerman, Maria Nowak, Brahms: Piano Quartets Nos. 2 & 3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노바크를 비롯한 세계적 명성의 연주자들이 브람스의 작품을 연주한다. 현악기와 피아노가 어우러지는 사운드가 브람스 특유의 서정성과 깊이를 풍성하게 표현한다.

  • 탑승하시는 항공편에 따라 제공되는 콘텐츠가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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