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목소리가 만나는 도시, 토론토
250개가 넘는 민족 공동체와 3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어우러진 토론토는 다채로운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도시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지역 상점과 독립 부티크, 끊임없이 변화하는 음식 등 각기 다른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158개 동네가 모여 다양한 문화와 창의성이 어우러진 도시를 이뤘다. 저널리스트이자 시인, 작가, 문화평론가인 엘리오 이안나치가 토론토의 다채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TIFF 라이트박스
⚑ Reitman Square, 350 King St West
토론토가 종종 ‘캐나다의 할리우드’라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프랑켄슈타인〉(2025) 등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일 뿐 아니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초연해 온 토론토국제영화제(TIFF)가 1년 내내 운영되는 문화 허브인 TIFF 라이트박스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국제적인 상영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배우와 감독들이 직접 방문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토론토릴아시안국제영화제
⚑ Downtown Toronto
토론토릴아시안국제영화제(RA)는 지난 30년간 아시아 영화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세계에 소개해 왔다. 특히 올해는 3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특별 상영과 확장현실(XR) 프로그램 등 더욱 풍성한 행사를 마련했다. 11월 11일부터 21일까지 TIFF 라이트박스를 비롯한 토론토 곳곳에서 아시아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보자.
켄싱턴 마켓
⚑ 160 Baldwin St
빈티지와 새 제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물건을 볼 수 있는 켄싱턴 마켓은 1970~1990년대 레트로 감성의 옷과 가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라바 램프부터 어깨에 자수를 놓은 카우보이셔츠까지, 이곳에서는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저녁이 되면 라이브 연주가 펼쳐지는 ‘슈퍼마켓 바 앤드 버라이어티’는 지금은 유명해진 토론토의 여성 밴드 ‘더 비치스’가 실력을 갈고 닦은 곳이다.
Tip. 이곳에 머무는 동안 개성 넘치는 그라피티의 거리 예술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지역에 정착해 있는 보헤미안 예술가들과 카리브해·중국·베트남·이탈리아·라틴 커뮤니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다.
아가 칸 박물관
⚑ 77 Wynford Dr, North York
일본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가 설계한 브라질산 화강암 건물과 그 주변을 둘러싼 조경은 토론토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다. 내부 상설 전시에서는 9세기부터 21세기까지의 무슬림 역사를 보여주는 희귀한 유물과 필사본, 회화, 도자기, 직물, 금속 공예품 1200점 이상을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지역에서 건너온 작품들은 오늘날 토론토의 다문화적 풍경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 55 Mill St
11월 12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 열리는 ‘디스틸러리 윈터 빌리지’에서는 오래된 골목길 안이 축제 조명과 겨울의 별미, 야외 마켓으로 가득 찬다. 19세기 위스키 양조장이었던 건물을 중심으로 조성된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서는 캐나다 문화의 뿌리를 되짚어보는 쇼핑을 할 수 있다. 세련된 로컬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는 ‘베르고 디자인스’와 100년 된 타자기, 트로피, 간판 등 독특한 보물을 발굴할 수 있는 ‘블랙버드 빈티지 파인즈’ 같은 부티크를 함께 둘러보자.
Tip. 저녁에는 ‘솔페퍼 시어터’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세계 각지 예술가들의 드라마와 코미디 무대를 볼 수 있으며, 여러 영화로 각색된 희곡 〈향수 가게〉로 잘 알려진 헝가리 극작가 미클로시 라슬로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라이터스 룸 바
⚑ 4 Avenue Rd
1930년대부터 운영된 더 루프 라운지를 2021년 리노베이션으로 되살린 바로, 암적색 벨벳과 벽난로가 공간을 채우고 통유리창 너머로 스카이라인이 펼쳐진다. 캐나다 각본가협회가 이곳에서 결성된 것으로 전해지며, 마거릿 애트우드의 1988년작 〈고양이 눈〉 속 한 장면의 배경이기도 하다. 해 질 녘 칵테일 한잔과 함께 토론토 시내를 내려다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더 댄포스
⚑ Danforth Ave
20세기 초부터 이어진 그리스 이민의 역사가 만들어낸 토론토 동쪽의 번화가이다. 대규모 이민자들이 주요 구성원인 토론토 그리스 커뮤니티의 중심지로, 이곳은 겨울이 되면 한층 강렬한 지역색을 띤다. ‘솔라스’에서는 바삭하게 튀긴 사가나키와 육즙 가득한 꼬치구이 수블라키를, ‘메제스’에서는 오븐에 구운 무사카와 각종 스튜를 맛볼 수 있다.
Tip. 토론토의 미식 명소를 찾는다면 2027년 1월 29일부터 2월 11일까지의 ‘윈터리셔스’ 기간을 노려볼 만하다.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겨울 행사로 도시 곳곳의 레스토랑에서 여러 코스로 구성된 메뉴를 평소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 대한항공은 인천 — 토론토 직항 편을 주 7회 운항한다.
- 글. 엘리오 이안나치는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학자, 시인으로,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의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보그 이탈리아〉, 〈할리우드 리포터〉, 〈매클린스〉, 〈더 토론토 스타〉 등 다양한 출판물에 기고했으며 레이디 가가, 조니 미첼, 비욘세와 같은 스타들을 인터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