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 December 2026 (Vol. 50 No. 06)

21세기 슬랩스틱 스타, 〈미니언즈&몬스터즈〉

도대체 이 노란 생물체들의 매력은 뭘까? 당신은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재치 있는 농담은커녕 뜻 모를 소리만 주절거린다. 착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악당의 졸개다. 그렇다면 개성? 머리카락 수와 몸의 비율, 저마다 다른 눈의 개수 정도일 것이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현 일루미네이션)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2010)로 처음 세상에 소개된 미니언은 신기하기 짝이 없는 인기 스타다. 노란 캡슐 약처럼 생긴 몸은 캐릭터라기보다 로고에 가까울 만큼 단순하고, 스머프만큼 성격이 다양하지도 않으며, 고글과 멜빵으로 구성된 단체복을 입는다. 그야말로 상품화에 최적화된 자본주의 친화적 디자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미니언에 정을 붙였을까? 뽀로로의 인기 요인을 분석할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데 우선 미니언들은 영유아기의 아이들과 살짝 닮았다. 머리와 몸이 이루는 거의 1:1 비율의 모습과 난장판을 만들어놓고도 스스로는 선악의 개념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그러하다. 할리우드가 만든 캐릭터 중에서도 이례적일 만큼 그들은 성장하지도 변화하지도 않는다. 백악기의 공룡부터 현대의 악당 그루에 이르기까지, ‘빅 보스’라고 부를 수 있는 최고의 악당을 찾아 섬기는 것만이 이 종족의 존재 이유다.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미니언들은 앞뒤를 생각하지 않는 고유의 습성 때문인지 주인으로 삼은 악당을 매번 실수로 파멸시킨다. 주요 희생자로는 오디세이 신화에도 등장하는 키클롭스, 중세 드라큘라, 실존 인물인 나폴레옹 등이 있었다. 그래도 가장 최근의 보스인 그루는 예외적으로 미니언들과 성공적인 동행을 유지하고 있다.

© 2026 Universal Studios

미니언들이 폭발적 인기를 얻자 〈미니언즈〉로 시작된 단독 프랜차이즈 시리즈는 리더 격인 케빈, 무대를 꿈꾸는 스튜어트, 천진난만한 밥이 〈미니언즈〉(2015)와 〈미니언즈 2〉(원제 〈미니언즈: 라이즈 오브 그루〉)(2022)를 이끌었다. 기존 세계관 속 미니언들은 동굴에 숨어 살았던 시절과 나폴레옹전쟁 이후 100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유랑하다 그루를 만났다. 하지만 새롭게 수정된 세계관에 의하면 이들은 단일 부족이 아니었다. 영화 〈미니언즈 & 몬스터즈〉(2026)에서는 이야기 지어내기를 좋아하는 제임스와 단짝 헨리가 새로운 부족과 함께 1920년대 영화 촬영장에 굴러 들어간다. 그들은 의도치 않게 곡예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내면서 할리우드 스타로 등극한다.

미니언들의 공식 역사까지 개정할 만큼 피에르 코팽 감독은 그들을 반드시 1920년대 미국으로 데려가고 싶어 했다. 미국 영화사에서 1920년대는 어떤 시기인가? 에른스트 루비치, F. W. 무르나우 같은 유럽의 감독들이 할리우드로 대거 이동한 시대이자 애니메이션과 유사한 미학을 지닌 슬랩스틱코미디가 융성하던 때였다. 제임스와 헨리는 할리우드를 모험하던 중 슬랩스틱코미디의 전설인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해럴드 로이드의 촬영에 끼어들기도 한다. 이번 시리즈 속 ‘몬스터즈’는 제작사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프랑켄슈타인〉, 〈미이라〉, 〈드라큘라〉 같은 괴물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잔뜩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니언들이 할리우드 스타로 떠오르는 이야기에 이 고전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도록 만든다.

〈미니언즈 & 몬스터즈〉의 도입부는 영화사 책의 첫 챕터를 옮겨놓다시피 했다. 동물을 연속촬영한 마이브리지의 사진, 뤼미에르 형제, 조르주 멜리에스의 초기 영화 속에 미니언들이 담겨 있다. 미니언들을 마치 천진난만한 경이감을 제공했던 초기 영화의 직계 후손처럼 연출한 것이다. 원래는 케빈, 딕, 에드처럼 평범했던 미니언들 역시 이번 영화에서는 역사적 명감독들을 따라 쿠엔틴, 리들리, 페데리코 등으로 이름 지어졌다. 〈시민 케인〉(1941)과 〈카사블랑카〉(1942)를 인용한 장면을 어린 관객들이 알아볼 리는 없겠지만 그들이 현재 사랑하는 영화의 선조를 부지중에 만나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흐뭇하다. 무엇보다 〈미니언즈 & 몬스터즈〉는 미니언들을 무성영화 스타와 동일시한다. 영화 속에서 뮤지컬 장르의 고전 〈사랑은 비를 타고〉(1952)처럼 슬랩스틱으로 명성과 인기를 얻은 미니언들은 유성영화가 도입된 이후 대사 연기에 실패해 퇴출된다.


여기서 미니언 특유의 언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비교한 영유아들에게 옹알이가 있다면 미니언에게는 ‘미니언어’가 있다. 코팽 감독 한 사람이 전부 녹음하고 효과를 더해 만들어낸 이 언어는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의 기초 어휘를 일부 빌려와 창제한 순수한 주절거림이다. 자막도 없는데 어쩐지 알아듣게 된다는 점이 신통하다. 코팽 감독은 실제로 본인의 스마트폰 안에 미니언즈 어휘집을 담아뒀다고 밝힌 바 있다. 예를 들어 의미를 몰라도 발음이 재미난 신칸센, 음바페, 샤라포바 같은 말들이 편입된다. 문법보다는 발음과 억양이 중요한 음악적 언어다. 아이들은 “바나나!” “궁디!(bottom)” 같은 미니언의 외마디 소리만 가지고 하루 종일 깔깔거릴 수 있고, 꽤나 진지한 성품의 어른이라고 해도 미니언들이 합창하는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을 들으면 폭소하지 않을 수 없다. 미니언어는 의미를 실어 나르지 않기에 영화는 대사 전달을 위해 그들의 행동을 멈출 필요가 없고, 미니언들은 무성영화 속 인물과 비슷한 방식으로 스크린을 누빌 수 있다. 누군가는 영원히 성장을 멈추고 과잉행동으로 일관하는 미니언들을 21세기의 집중력 저하와 문화적 열화를 표상하는 아이콘이라고 일축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미니언 모양의 쿠션을 안고 잠드는 세대에게는 무리 지어 다니는 이 작은 쾌락주의자들을 영화의 순수한 즐거움을 가르쳐준 친구로 기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20세기 초 영화가 거리의 즐거움이자 민중의 행복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함께_보면_좋은_영화

셜록주니어 (1924)

슬랩스틱의 거장들은 기계의 리듬에 몸을 맞춰야 하는 현대인의 곤경을 희비극으로 만들어냈다. 말하자면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한 물리적 법칙을 실사로 구현한 영웅들이다. 영화 속 버스터 키튼은 컷마다 변화하는 시공간을 몸소 넘나든다. 아무리 심한 충격을 받아도 훼손되지 않는 미니언처럼.

패딩턴 2 (2017)

의도와 무관하게 물리적 혼란을 몰고 다니는 슬랩스틱 캐릭터라는 점에서 페루 출신의 예의 바른 곰 패딩턴은 미니언과 한통속이다. CGI 캐릭터와 실사를 결합한 〈패딩턴〉의 1, 2편은 현대의 고전 반열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 악역을 맡은 휴 그랜트에게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준 작품이기도 하다.

바빌론 (2022)

〈위플래쉬〉와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 초까지의 향락적 할리우드를 재현한 야심 찬 영화로, 사운드의 도래가 불러온 격변이 소재다. 브래드 피트와 마고 로비가 더글러스 페어뱅크스와 클라라 보를 연상시키는 무성영화 시대의 스타와 신인을 연기한다. 과잉의 미학으로 점철된 시네마를 예찬하는 작품이다.


Movie Preview

#노래가_된_사람들

© 2018 Twentie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보헤미안 랩소디

전설적인 영국 록밴드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 성공이 커질수록 혼란과 고독 속에서 흔들리던 그는 결국 솔로 활동을 택하지만, 기대와 다른 결과를 맞는다. 이후 다시 멤버들과 뜻을 모은 프레디는 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브 에이드 무대에 오른다. 영화는 전 세계 약 19억 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설적인 공연을 재현하며 절정에 이른다.

엘비스

무명 가수는 어떻게 로큰롤의 황제가 됐을까? 열아홉 살, 작은 지역 무대에 오른 청년 엘비스 프레슬리(오스틴 버틀러)는 당시 미국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춤 동작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음악으로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는 엘비스. 흰색 점프슈트를 입고 ‘언체인드 멜로디’를 노래하는 장면은 실제 1977년 래피드시티 공연 영상으로 이어지며 생전 마지막 시기의 엘비스를 스크린 위에 되살린다.

드림걸즈

백업 코러스로 시작해 이름을 알리게 된 걸 그룹 ‘드리메츠’. 멤버는 재능 있는 메인보컬 에피(제니퍼 허드슨), 디나(비욘세) 그리고 로렐(아니카 노니 로즈)이다. 하지만 냉정한 쇼 비즈니스 세계에서 디나가 새로운 리드보컬로 떠오르면서 에피와 팀의 관계에는 균열이 생긴다. 팝 디바 비욘세가 선보이는 R&B와 화려한 무대는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감상 포인트다.

© 2019 Paramount Pictures
© 2023 TriStar Pictures, Inc.

로켓맨

엘튼 존(태런 에저턴)의 삶을 그린 판타지 뮤지컬로, 가수 본인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상상력이 가미된 전기영화. 공연 도중 관객과 함께 공중으로 떠오르거나 물속 깊이 가라앉던 그가 우주비행사 차림의 어린 자신과 마주하는 연출은 그의 음악과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는다.

휘트니 휴스턴: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섬바디

음악사에서 수많은 상을 받은 여성 아티스트 중 한 명인 휘트니 휴스턴(나오미 애키)은 가스펠 성가대에서 노래하던 소녀였다. 어느 날 우연히 오른 작은 무대에서 부른 노래 한 곡이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사랑과 가족 문제로 삶은 흔들리지만, 관객을 압도하는 휘트니의 목소리와 무대만큼은 끝내 흔들리지 않는다.


#미스터리와_특수효과

© 2026 WBEI.

테넷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현상을 좇던 CIA 요원(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얼떨결에 비밀 조직 ‘테넷’에 합류한다. 그는 냉철한 조력자 닐(로버트 패틴슨)과 함께 시간 자체를 무기 삼아 세상을 끝장내려는 사토르(케네스 브래나)의 계획을 막기 위해 나선다. 산소마스크를 쓴 채 시간을 거스르는 인물들이 뒤섞인 액션 시퀀스를 만나보자.

© 2026 Focus Features LLC
© Warner Bros. Discovery, Inc.

디스클로저 데이

생방송 도중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기 시작한 기상캐스터 마가렛(에밀리 블런트). 외계 존재의 비밀을 추적하던 사이버보안 전문가 다니엘(조시 오코너)은 그녀에게 일어난 이상 현상이 오랫동안 은폐돼 온 사건의 실체와 관련돼 있음을 감지한다. 두 사람은 지구 밖 존재에 관한 숨겨진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나선다.

인디펜던스 데이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거대한 외계 모선이 지구 주요 도시 상공에 나타나 인류를 위협한다. 컴퓨터 전문가 데이비드 레빈슨(제프 골드블럼)은 모선의 숨겨진 신호에서 전면 공격 신호를 읽어낸다. 해병대 대위 스티븐 힐러(윌 스미스)와 대통령 토마스 휘트모어(빌 풀먼)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힘을 모아 반격에 나선다.


#둘만의_이야기

© 네이버영화
© 2026 Lions Gate Entertainment Inc. and affiliated companies.

클래식

어머니의 젊은 시절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한 지혜(손예진)는 그 속에서 펼쳐지는 준하(조승우)와 주희(손예진, 1인 2역)의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별의 아픔을 지닌 두 사람의 과거를 따라가던 지혜는 이 오래된 사랑 이야기가 실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상민(조인성)과도 연관돼 있음을 깨닫는다.

원스

버스킹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무명의 싱어송라이터 ‘그’(글렌 핸사드)는 우연히 길에서 만난 체코 출신 이민자 소녀 ‘그녀’(마르케타 이르글로바)와 음악적 교감을 나눈다. 서로의 상처와 꿈을 노래로 주고받으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짧은 시간 동안 함께 녹음한 앨범으로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음악에 담아낸다.

© 2020 by Bofrato

룩백

압도적인 재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후지노는 ‘외톨이’ 쿄모토와 함께 만화를 그린다. 방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리던 쿄모토는 후지노를 따라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함께 만화가의 꿈을 꾸던 작은 방에 어느새 홀로 남은 후지노. 눈물을 흘리며 찢어버린 네 컷 만화의 종잇조각이 방문 틈새로 들어가고, 과거의 쿄모토 앞에 닿는다.


#스파이더맨_정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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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

어벤져스와의 특별한 경험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온 고등학생 피터 파커(톰 홀랜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도움을 받으며 히어로로 성장하고 싶어 하지만, 학교생활과 우정,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갈등한다. 슈퍼히어로가 되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친구들과 유럽 수학여행을 떠난 피터 파커. 잠시 스파이더맨의 임무에서 벗어나 짝사랑 상대 MJ(젠데이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정체불명의 위협이 나타나면서 여행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평범한 십 대의 일상과 히어로의 임무, 피터는 두 가지 모두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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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은 피터 파커.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도움을 청한 그는 상상을 뛰어넘는 모험에 휘말린다. 익숙한 얼굴들과 뜻밖의 만남, 한층 거대해진 액션 속에서 스파이더맨의 세계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뉴욕을 지키는 히어로 피터 파커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는 예상치 못한 도전과 마주한다. 한층 성장한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앞에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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