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 August 2026 (Vol. 50 No. 04)

한여름의 쉼표, 아오모리

한여름의 도쿄와 오사카가 열기로 가득 찰 때면, 사람들은 서늘한 북쪽으로 향한다. 혼슈 최북단인 아오모리에 사는 내게 이 도시는 축제와 사과의 고장 그 이상이다. 해가 뜨기 전의 새벽 시장, 램프 불빛만 남은 숲속 온천.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싶을 때 찾는 곳들로 당신을 안내한다.


다테하나 부두 아침 시장

⚑ Hachinohe, Shinminato, 3 Chome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다테하나 부두 아침 시장은 약 300여 개 노점이 참여하는 일본 최대 규모급 시장이다. 시장 길이만 약 800m에 이르며, 해가 뜨기 전부터 모여든 수천 명의 방문객으로 활기를 띤다. 갓 잡은 성게와 가리비, 오징어 등 하치노헤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을 비롯해 농산물과 반찬, 길거리 음식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도 현지인들의 장터로 기능하는 몇 안 되는 장소다.

© minatonichiyouasaichikai

무기와라보시 카페

⚑ Aomori, Shinmachi, 1 Chome−14−13

아오모리는 일본에서도 쇼와시대의 깃사텐(전통찻집) 문화가 비교적 잘 남아 있는 지역이다. ‘밀짚모자’라는 뜻을 가진 아오모리시의 무기와라보시 카페는 4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며 지역 주민들의 일상 속 휴식처 역할을 해온 노포다. 높은 위치에서 우유를 따라가며 거품을 만드는 카페라테는 이곳의 명물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작은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 TIP 오전 시간대에 찾으면 출근 전 커피를 마시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 tabelog.com

도와다시 현대미술관

⚑ C10-9 Nishi2bancho, Towada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중심으로 조성된 도와다시 현대미술관. 건축 그룹 사나(SANAA)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했다. 이 공간은 하나의 거대한 건물이 아니라 여러 개의 전시 동을 도시 속에 흩어놓듯 배치하고 개방식 유리 복도로 연결해, 미술관과 도시의 경계를 허문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이 공간을 위해 제작한 설치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는데, 가장 유명한 작품은 영국 조각가 론 뮤익의 초대형 조각 〈스탠딩 우먼〉이다. 이 밖에 쿠사마 야요이, 최정화 등 세계 각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TIP 흩어져 있는 흰색 박스는 모두 몇 개일까? 총 16개의 전시 동이 유리 복도로 연결돼 있다. 건물 사이를 산책하듯 걸으며 작품과 건축을 함께 감상해 보자.

기비 젤라토

⚑ 8-48 Nishi2bancho, Towada

도와다시 현대미술관 인근에 자리한 기비 젤라토는 아오모리의 계절을 젤라토로 표현하는 가게다. 지역 농가와 협업해 생산한 사과와 블루베리, 우유, 허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계절마다 메뉴를 바꾼다. 아오모리는 일본 최대 사과 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기비 젤라토는 단순히 사과 맛만 내세우기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한다.

  • TIP 추천 메뉴는 사과 바질 젤라토.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사과와 허브의 향긋한 조합이 이곳만의 개성을 잘 보여준다.
© kibi_gelato

이로도리 공방

⚑ 38 Nakamachi, Kuroishi

아오모리현을 대표하는 여름 등불 축제인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와 히로사키 네푸타 축제가 끝난 뒤 폐기되는 그림들을 새로운 작품으로 되살리는 업사이클링 공방이다. 축제에 사용됐던 화지(일본 전통 종이)를 활용해 부채와 조명 갓 등을 제작하는 작업으로, 이 과정에서 네부타·네푸타 문화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지역 문화유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계승하는 사례로, 방문객에게는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특별한 기회가 된다.

  • TIP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와 히로사키 네푸타 축제는 8월 초에 약 일주일간 열린다. 시기를 맞춰 가면 공방 체험과 함께 도호쿠 여름의 열기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램프의 여관 아오니 온천

⚑ Aonisawatakinoue-1-7 Okiura, Kuroishi

핫코다산맥 깊숙한 계곡에 자리한 아오니 온천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비경 온천이다. 해가 지면 전등 대신 수백 개의 석유램프가 숙소를 밝히며, 휴대전화 신호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최소화한 대신 자연 속에서 머무는 경험 자체에 집중하는 곳이다. 노천탕과 실내탕 등 여러 온천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온천욕의 배경이 된다. 도시의 소음과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온전히 쉬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디지털 디톡스 성지’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 TIP 향토 요리와 함께 제공되는 이와나(산천어) 뼈술은 이곳의 대표적인 별미다.

  • 대한항공은 인천 — 아오모리 직항 편을 주 5회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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