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가족 예능, 그 의미는?
대중문화를 통해 사회에 답하는 김헌식 평론가가 K-예능의 오늘을 바라본다.
TV에서 가족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소재다. 예능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닌데, 어느 순간 그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분명 노령인구가 많아졌는데도 아이를 중심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들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유행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식의 육아 예능은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리얼리티에 관찰을 더한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이런 방식은 주로 개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이 특징이다. 다시 말해 육아가 아닌 아이의 생활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이전과는 다른 콘셉트가 등장한 것이다.
‘아이의 사생활’, 같은 이름 다른 접근
예컨대 EBS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은 아이의 성장에 따른 뇌와 심리적 발달을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풀어본 뒤 올바르고 적절한 자녀 양육 방법을 제시한다. 제목에는 ‘사생활’이라고 했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아이들의 사생활은 아니다. 성장 중에 있는 유아 내면의 생물학적 원리를 탐구하며 부모의 역할을 모색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 개개인의 개성이 묻어나지는 않았다.
시청자가 궁금해했던 이 부분을 보여준 것이 바로 유사한 제목의 ENA 예능 〈내 아이의 사생활〉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육아 예능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자녀의 사생활이 전부 담겨 있다. 부모가 아이들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것은 EBS 〈아이의 사생활〉처럼 아이를 잘 양육하려는 목적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ENA 〈내 아이의 사생활〉은 방송 프로그램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잘 살린 예능이다. 여느 가족이 그렇듯,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는 그 진면모를 알 수 없는 것이 가족이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내용을 두고 스튜디오에서 패널과 당사자 가족이 대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그렇다 보니 객관적인 제3의 시선으로 자녀의 생활을 관찰하게 되고, 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들이 이어진다. 모두가 바라는 가족의 화목과 행복은 물론이고 각 가족 구성원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대담이 전개된다.
흥미로운 것은 〈내 아이의 사생활〉이 보여주는 눈높이가 자녀의 사생활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부모 세대 시청자에게 맞춰진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여기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사실상 부모의 기존 인식을 벗어난다. 부모가 볼 때는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자녀들의 다른 면에 초점을 맞춰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 어린이나 청소년이지만 이들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며 자기 삶과 역량이 충분한 존재로 부각된다. 어린 자녀이기에 그들을 부모가 케어하거나 보살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을 응원하며 격려해주고 싶게 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꿈은 물론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를 잘 담아내고 있다. 시즌 2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어른들보다 훨씬 더 잘 사용하고 해외여행에도 불편함 없이 능숙하게 나서는 모습들이 펼쳐졌다. 오히려 자녀와 부모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면모도 보여준다.
부모가 없는 곳에서의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스타 태하 외에도 추사랑, 도연우·하영 남매 등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연예인 부모의 자녀들이 출연해 이목을 끌었다. © ENA
어른 아이도 아이
〈내 아이의 사생활〉이 어린이나 청소년이지만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와 의미가 있다면 이와 다른 콘셉트의 가족 예능도 있다. 2016년 첫선을 보인 뒤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MBC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와 비슷하게 싱글 연예인을 중심에 두지만, 가족의 관점을 전면에 더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나혼산〉이 싱글 연예인의 이야기만 담아낸다면, 〈미우새〉는 싱글인 각 출연자의 어머니가 스튜디오에 등장하는 점이 다르다. 특히 ‘다시 쓰는 육아일기’라는 부제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드러낸다.
혼자 나름대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혼산〉은 1인 가구로 살며 싱글 라이프 트렌드를 즐기는 것이 콘셉트다. 결혼은 물론 다른 구성원으로 가족을 이루지 않고도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출연자들의 모습에서 걱정이나 우려는 없고, 시청자로선 이들의 개성 있는 삶에서 예능감을 느끼며 즐거워한다. 한편 역시 싱글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미우새〉의 콘셉트는 이와 반대 지점에 있다. 그것은 여전히 부모의 눈에는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어린애’라는 관점이다. 〈미우새〉에서는 독립해 혼자 살고 있는 어엿한 성인 출연자를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해진다. 어이없고 한숨 쉬게 만드는 자식의 모습을 보고 반응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시청자에게는 또 하나의 예능 포인트가 된다. 카메라는 어머니들의 표정과 감탄사를 재빨리 포착하고 이를 반복해서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혼자 사는 이들의 삶이 불행하거나 우울하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고, 출연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영위한다. 프로그램은 그저 ‘좀 더 잘 살았으면’하는 모든 어머니의 바람을 부각할 뿐이다.
〈미우새〉의 또 다른 주목할 점은 결혼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연진도 결혼을 목표 삼아 상대방을 부지런히 모색한다. 〈미우새〉는 비혼 또는 미혼과 기혼의 중간 가교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좀 더 가족 예능의 범주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들 출연진이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긴다면 〈내 아이의 사생활〉에 충분히 출연할 수 있지 않을까. 대표적으로 〈미우새〉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던 결혼 이후 이제는 아빠가 된 박수홍이 그 예다. 요컨대 〈나 혼자 산다〉-〈미운 우리 새끼〉-〈내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연속성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하나가 아닌, 이런 가족 구성원의 변화라는 순환적인 연계성을 생각하고 이들 프로그램을 본다면 가족 예능을 더욱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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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은 SBS 시청자평가원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트렌드를 분석했다. 저서로 〈문화로 읽는 세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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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한 싱글 남성의 일상생활을 부모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기 예능.
출연자들의 ‘아재스러움’과 어머니들의 솔직한 잔소리가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 SBS
말 그대로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하루를 따라가며 그들의 자취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
1인 가구의 삶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첫 예능이라 할 수 있다. © MBC
TV PREVIEW
옥씨부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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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한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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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틀록 (시즌 1)
그동안의 법정 드라마가 지루하게 느껴졌다면, 연륜으로 다져진 노련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 매틀록(캐시 베이츠)을 만나보면 어떨까. 어린 시절 변호사로서 성공을 거두었던 그녀는 다시 명문법률전문회사에합류하게된다.쌓아 올린 인생의 경험만큼이나 날카로운 기지와 독특한 사건 해결 방식으로 매회 반전의 반전이 거듭된다.
엘튼 존: 어 라이프 인 송
전설적인 뮤지션 엘튼 존의 삶과 음악적 여정이 이 한 편에 담겼다. ‘Your Song’, ‘Tiny Dancer’, ‘Rocket Man’과 같은 히트곡의 흥미로운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그가 음악계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느 쌍둥이 자매의 기적
1985년, 한국에서 태어난 한 쌍둥이 자매가 미국으로 입양된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고 지냈던 ‘몰리 시너트’와 ‘에밀리 부쉬넬’의 이야기다. 36년 만에 서로가 쌍둥이 자매라는 것을 기적적으로 알게 된 이들은 이제 친부모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쌍둥이 자매는 온전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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