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한식 파인 다이닝을, 한국에서 빵지순례를
대중문화를 통해 사회에 답하는 정덕현 평론가가 바라보는 K–예능의 오늘
새로운 한식의 시대가 왔다. 여전히 김치와 비빔밥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전통에 현대를 비벼내는 한식 장인들은 재해석을 통해 세계라는 무대로 한발 더 나아간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 뉴욕에서 한국 고유의 재료와 정서를 맛에 담아내는 셰프들이 있는가 하면, 점차 식문화의 주류가 돼가는 빵과 디저트를 통해 맛의 한계에 도전하는 제과 제빵사들도 있다. 이제 한식은 단순하고 익숙한 메뉴를 넘어 변화의 장에 들어섰다.
〈슈퍼 다이닝: 뉴욕의 한식 셰프들〉, 뉴욕의 미식가들을 사로잡은 한식 장인들
미식의 중심지 뉴욕에서 현지인들을 매료시킨한식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기까지, 한국 셰프들이고수한 요리 문법과 노력을 담았다.
© KBS
‘미쉐린 가이드 뉴욕 2024’ 시상식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곳은 단연 ‘정식 뉴욕’이다. 이미 쟁쟁한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들이 많은 뉴욕에서 한식당 중 최초로 3스타를 받았다. ‘정식 뉴욕’뿐만이 아니다. 지금 뉴욕 곳곳에서는 ‘주옥’, ‘주아’, ‘메주’ 같은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본 시상식을 휩쓸며 한식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껏 파인 다이닝이라고 하면 프렌치 레스토랑을 먼저 떠올렸지만, 이제는 그 중심에 한식이 우뚝 선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놀라운 변화를 이끌었을까.
다큐멘터리 〈슈퍼 다이닝: 뉴욕의 한식 셰프들〉(이하 ‘〈슈퍼 다이닝〉’)은 바로 그 변화를 만든 셰프들의 도전을 따라간다. 한식으로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을 만드는 꿈을 이룬 임정식 셰프, 이미 국내에서 〈미쉐린
가이드〉 스타 한식당을 운영하던 중 뉴욕으로 옮겨 불과 1년 만에 또다시 2스타를 단 ‘주옥’의 신창호 셰프 그리고 고향의 맛을 재해석한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는 ‘주아’의 김호영 셰프까지. 이들이 다루는 재료와 음식은 ‘들기름’과 ‘김밥’ 같은 익숙한 이름을 가졌지만, 셰프들의 재해석을 통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색과 디자인으로 플레이팅돼 나온다. 분명 기존에 알던 한식이지만 어딘가 낯선 동시에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낸다. 〈슈퍼 다이닝〉은 뉴욕의 미식가들을 놀라게 만든 한식의 저력이 그 전통과 본질을 추구하려는 셰프들의 치열한 노력에서 나왔다는 걸 보여준다. 직접 농장을 운영하며 해외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나물을 키우거나, 장을 손수 담그는 노력들이 그것이다.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간과했던 한식의 가치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맛에 집중하는 서양 음식과 달리,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한식의 본질. 전 세계가 한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 얼마나 놀라운 세계를 펼칠 수 있는가를 〈슈퍼 다이닝〉은 보여준다.
〈천하제빵: 베이크 유어 드림〉,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빵과 디저트의 향연
가벼운 식사를 넘어 주요 문화로 자리잡은 빵과 디저트가 한국만의 색을 만나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이다.
© MBN
〈슈퍼 다이닝〉이 뉴욕 한복판에서 재해석된 한식을 보여준다면,〈천하제빵: 베이크 유어 드림〉(이하 ‘〈천하제빵〉’)은 빵이 어떻게 한국적인 요소들과 결합돼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빵 하면 흔히 바게트나 크루아상 같은 전형적인 형태와 맛을 떠올리기 쉽지만, 〈천하제빵〉에 등장하는 빵과 디저트는 우리가 알던 기존의 틀을 무너뜨린다. 전주의 콩나물국밥을 모티프로 한 ‘콩나물빵’, 사찰음식을 기반으로 만든 ‘연근곤드레빵’은 물론, 뼈해장국 맛을 연상시키는 ‘해장빵’이나 술안주용 초콜릿 등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제과제빵의 세계가 펼쳐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빵과 디저트계 장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매회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이 프로그램은 최근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킨〈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제과제빵 버전 같다. 참가자들은 압도적 스케일의 경연장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미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실험들을 펼친다. 3라운드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새우〇’이나 ‘초코△△’를 완전히 다른 재료로 재현하는 흥미로운 대결이 진행된다. 또 톱 7을 뽑는 ‘로컬 헤리티지’ 미션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K-로컬 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천하제빵〉을 보면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이 우연히 생긴 게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정작 두바이에는 없는 쿠키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재료들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내는 실험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준다. ‘빵지순례’라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까지 생겨난 요즘, 새로운 빵의 성지로서 한국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한식은 이제 로컬푸드의 경계를 벗어나 세계의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뉴욕 한복판 한식당 앞에 미식가들이 줄을 서고, 한국을 방문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한식을 꼽는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한국 고유의 맛을 현대화하려는 노력, 익숙함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맛을 찾아내려는 실험과 도전 정신, 완벽한 맛을 구현하려는 장인 정신이 결합된 결과다. 그 밑바닥에는 서로 다른 것을 섞어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비빔’의 철학이 깔려 있고, 맛뿐만 아니라 먹는 이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한식의 본질이 담겨 있다. 〈슈퍼 다이닝〉과 〈천하제빵〉은 한식의 이런 노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다. 뉴욕을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슈퍼 다이닝〉을, 한국을 방문한다면 〈천하제빵〉을 통해 K-푸드를 경험하기를 권한다. 어느 쪽이든 한식의 세계를 맛볼 수 있을 테니.
TV PREVIEW
사이언스 워: 거인의 전쟁
과학사에는 드라마가 있다. 각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꾼 과학적 분기점에서 배우 조우진이 현장의 목격자이자 스토리텔러로 나선다. 시대적 한계에 맞선 천재들의 고뇌와 그들의 지적 유산이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을 추적하며, 기존의 교양 프로그램과는 다른 세계관을 선보인다.
인공지능 혁명 시즌5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해진 인공지능(AI), 하지만 그 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슈퍼컴퓨터들은 우리가 아직 들어본 적도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 인류는 과연 이 거대한 힘을 길들일 수 있을까? 변화하는 문명 속에서 인류의 해답을 찾아본다.
차량 관리국 시즌1
성공하는 시트콤의 배경에는 늘 직장이 있다. 할리우드 차량 관리국에는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동시에 분노하는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이 있다. 직장 내 사건 사고와 로맨스 그리고 대인관계로 고통받는 인물들은 어째서 우리를 웃게 만들까?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세계 음악사의 흐름을 바꾼 일곱 소년, BTS. 스타디움 투어를 누비는 글로벌 아티스트의 압도적인 존재감 속 무수한 고민과 여정을 기록했다. 무대 위 뜨거운 환호와 무대 뒤 고요한 진심 사이의 간극을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BTS의 진짜 이야기를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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