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너머, 오늘의 프놈펜
앙코르 유적을 떠올리며 캄보디아를 찾는 여행자가 많다. 그러나 오늘의 캄보디아는 수도 프놈펜에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한때 ‘동양의 파리’라 불렸던 도시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건축과 캄보디아의 전통을 간직한 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메콩강과 톤레사프호를 따라 과거의 기억과 새로운 삶의 방식이 나란히 이어지는 프놈펜을 소개한다.
센트럴 마켓
⚑ E273 & E274, 51 Street
프놈펜 중심부에 위치한 센트럴 마켓은 관광 명소이면서 시민들의 일상이 녹아 있는 캄보디아의 대표 시장이다. 크메르어로 ‘새 시장’이라는 뜻의 ‘프사 트마이’로 불리며, 프놈펜을 상징하는 역사적 건축물이기도 하다. 프랑스 식민지 시기인 1937년 완공됐으며, 거대한 중앙 돔과 사방으로 뻗은 네 개의 날개 동이 어우러져
인상적인 아르데코 건축미를 보여준다. 시장 내부에는 금은 장신구와 의류, 전자제품, 생활용품, 기념품은 물론 과일과 채소, 육류, 해산물,
현지 음식까지 빼곡히 들어서 있다.
Tip. 캄보디아의 시장은 더위를 피해 일찍 문을 열고 닫는다. 비교적 선선한 오전에 둘러보는 것이 좋으며, 오후 4시 무렵이면 하나둘 장사를 마무리한다.
소소로 박물관 — 캄보디아 경제 및 화폐 박물관
⚑ 19 Preah Moha Ksatreiyani Ave (106)
프놈펜 왓 프놈 사원 인근에 자리한 소소로 박물관은 화폐를 통해 캄보디아의 문화와 역사를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1908년 프랑스 보호령 시기에 지어진 건물을 복원해 2019년 개관했으며, 고풍스러운 식민지 시대 외관과 현대적으로 꾸민 내부 전시 공간이 조화를 이룬다. 7세기 금화부터 앙코르 시대의 경제와 교역, 크메르루주 정권의 화폐 폐지, 리엘 화폐의 재도입과 현대 경제의 발전까지 캄보디아의 경제사를 체험형 전시와 영상으로 풀어낸다.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덕분에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으며, 학생들의 역사·경제 체험학습 장소로도 자주 활용된다.
차토묵 워크 스트리트
⚑ Riverside Path
프놈펜 톤레사프호를 따라 펼쳐지는 차토묵 워크 스트리트는 매주 주말 저녁 프레아 시소와트 키의 94번가에서 240번가까지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강변 명소다. 2025년 문을 연 뒤 빠르게 인기를 얻어,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숯불 꼬치, 열대과일 디저트, 생맥주는 물론이고 한류 인기를 증명하듯 떡볶이와 붕어빵, 불닭볶음면처럼 익숙한 한식도 만날 수 있다. 곳곳에서 K-팝 랜덤 플레이 댄스, 버스킹, 전통 공연이 이어지며 거리 전체가 매주 작은 축제장으로 변한다.
Tip.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는 워크 스트리트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툭툭이나 택시를 이용하여 국립박물관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보리솥 기프트 & 카페, 센속
⚑ 290 St. M10, Borey Piphop Thmey Sen Sok, Sangkat
캄보디아의 우수한 농산물을 정성스러운 기념품과 먹거리로 만날 수 있는 곳. 사회적 기업 헤세드가 현지 농가와 협력해 생산한 후추와
팜 슈거, 캐슈너트, 건망고 등을 판매한다. 캄폿 후추와 팜 슈거 같은 대표 식재료부터 영국 미식가 협회 그레이트 테이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은 건망고까지 품질 좋은 제품을 갖췄다. 쇼핑과 함께 현지 생산자의 이야기와 캄보디아 농업의 가능성, 공정한 협력의 가치까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Tip.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캄보디아 후추는 빼놓을 수 없는 기념품이다. 소금이나 식초에 절인 후추는 구운 고기와 곁들이면 더욱 풍미가 좋다.
브라운 커피 — 반 몰리반 자택
⚑ Mao Tse Toung Blvd. (245)
2009년 캄보디아의 젊은 창업자들이 시작한 브라운 커피는 세련된 공간과 안정적인 커피 품질, 지역의 개성을 담은 매장으로 성장한 캄보디아 대표 로컬 카페 브랜드다. 마오쩌둥 지점은 ‘캄보디아 현대건축의 아버지’ 반 몰리반이 직접 설계하고 거주했던 자택을 보존해 2025년 카페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높은 지붕과 자연환기, 채광을 살린 뉴 크메르 건축을 그대로 보존했으며, 내부에서는 그의 생애와 주요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Tip. 넓게 뻗은 지붕과 개방적인 구조를 눈여겨보자. 그늘과 자연스러운 통풍을 만드는 뉴 크메르 건축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팩토리 프놈펜
⚑ 1159 NR2 (National Road 2)
오래된 의류 공장을 개조해 2017년에 문을 연 캄보디아 최대 규모의 창의·복합문화 공간이다. 약 3만 4000m2 규모의 넓은 공장 골격과 높은 천장, 산업 시설의 흔적을 그대로 살린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창업과 기술 행사부터 전시, 공연, 디자인 마켓, 워크숍과 지역사회 프로그램까지 연중 다양하게 이어지며 젊은 창작자와 기업가들의 문화적 아지트로 자리 잡았다.
테초국제공항
⚑ Taprum Village, Boeng Khyang Commune, Kandal Stung District, Kandal Province
프놈펜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20km 떨어진 테초국제공항은 2025년 9월 문을 연 캄보디아의 새로운 관문이다. 수도의 기존 공항을 대신하는 신국제공항으로, 캄보디아의 미래를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캄보디아 사원과 궁전, 대나무와 라탄 공예에서 영감을 얻은 지붕과 따뜻한 색감의 실내가 인상적이며, 자연광과 녹지, 태양광발전 등 친환경 요소를 반영한 설계로 2026년 국제 건축·디자인상 프리 베르사유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 7곳에 포함됐다.
- 대한항공은 인천 — 프놈펜 직항 편을 주 7회 운항한다.
- 글. 정인솔은 캄보디아 한인 언론 〈뉴스브리핑 캄보디아〉발행인 겸 편집장이다. 프놈펜을 기반으로 캄보디아의 정치, 경제, 문화, 라이프스타일을 취재하며 현지 사회와 한인 커뮤니티를 연결한다. 현지의 오늘을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하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