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 October 2026 (Vol. 50 No. 05)

함께 살아남는 법: 생존 예능이 발견한 공존과 연대

생존을 다룬 예능 콘텐츠의 공식은 대게 비슷하다. 누군가는 살아남고 누군가는 탈락한다. 더 강하고 더 영리한 자가 끝까지 버티는 치열한 경쟁의 세계다. 그런데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정말 필요한 건 서로를 이기는 일뿐일까? 어쩌면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과 더불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최후의 인류〉, 재난의 사막에서 발견한 공존과 연대의 씨앗


〈최후의 인류〉
애리조나 사막의 인공 밀폐 생태계 바이오스피어2에서펼쳐지는 세계 최초 생존형 과학 리얼리티 프로그램.전문 분야가 서로 다른 7인의 대원이 고립된 환경에서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실험한다.
© EBS

2038년, 기후 위기가 한계치에 달한 붕괴 직전의 지구. 사막 한가운데 일단의 사람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인다. 배우 유승호, 코미디언 이은지, 아티스트 비비, 뇌과학자 정동선, 화학자 장홍제, 미국 우주 항공 연구 기관 소속 지구과학자 김한결,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원작을 쓴 의사 겸 작가 이낙준 등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7인이 그들이다. 그들에게는 이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거대한 인공 밀폐 생태계 ‘바이오스피어2’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미션이 부여된다. EBS 서바이벌 프로그램 〈최후의 인류〉가 그려나갈 생존의 세계다.

1991년 인류가 ‘제2의 지구’를 꿈꾸며 당대 최고의 과학기술을 동원해 지었던 바이오스피어2. 열대우림, 사바나 같은 기후와 생태는 물론이고 바다까지 재현해 놓은 이곳은 한때 8인의 전문가 대원이 들어가 2년간 자급자족을 시도했던 곳이다. 하지만 결과는 산소 부족과 대원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30여 년이 지난 현재, 이곳에 다시 들어간 7인은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건 이들의 게임이 여타 서바이벌과 달리 경쟁과 배신의 문법이 아닌 공존과 연대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붕괴 직전의 기지에서 정체불명의 ‘폐’를 찾아 폭발을 막아야 하고, 기지에서 생산한 식재료로 지속 가능한 식탁을 차려야 한다. 나아가 파괴된 해양생태계 속 마지막 산호를 찾아 복원하는 일련의 미션들을 수행하면서 이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협력해야 한다. 대원들은 생존 보상으로 주어지는 시드머니를 독식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나누면서 함께 살길을 찾아간다.

〈최후의 인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지만 한국교육방송공사 EBS답게 과학 지식들을 활용한 위기 대처 방법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알려준다. 무엇보다 고립된 곳에서의 생존은 각자도생이 아닌 협력과 연대를 통한 공존에 의해 가능하다는 걸, 특별한 서바이벌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개인의 생존이 아닌 공존을 목표로 하는 서바이벌인 만큼 참가자들은 그 과정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언더커버 셰프〉, 낯선 타지에서 그들이 버틸 수 있었던 건


〈언더커버 셰프〉
국내 스타 셰프들이 신분을 감춘 채 해외 현지 식당에 주방 막내로 위장 취업한다.짧은 시간 안에 막내에서 메인 셰프 자리까지 오를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 tvN

한편 〈언더커버 셰프〉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존재하는 현지의 주방을 생존 무대로 가져왔다. 이미 한국에서는 자타 공인 최고의 스타 셰프로 인정받는 샘킴, 정지선, 권성준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명성과 지위라는 계급장을 떼고 오직 실력 하나만으로 낯선 타지의 식당에서 막내로 위장 취업해 살아남아야 하는 미션을 부여받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생존지는 각자의 요리 영역을 대표하는 곳으로 정해졌다. 파스타 요리의 대가 샘킴은 이탈리아 내륙에 있는 파르마 지역의 레스토랑, 중식의 여왕 정지선은 쓰촨요리로 유명한 청두의 대형
레스토랑 그리고 ‘나폴리 맛피아’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요리 서바이벌 우승자 권성준은 나폴리 현지의 레스토랑으로 보내진다.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 기간은 단 5일. 그 짧은 시간 동안 주방 막내로 시작해 자신의 시그니처 메뉴를 메뉴판에 올리는 것이 최종 미션이다.

제아무리 경륜과 실력을 갖춘 셰프라고 해도, 낯선 타지에서 그곳 특유의 문화를 가진 식당 주방에 들어가 잘 어우러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열심히 노력한다. 이탈리아 언어가 익숙지 않은 샘킴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유의 성실함으로 낯선 주방에 조금씩 스며들고, 카리스마 넘치던 정지선은 거대한 웍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현지인 입맛에 맞추지 못해 좌절을 겪다 드디어 자신의 시그니처 요리 ‘탕수가지’로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또 권성준은 특유의 패기로 주방 분위기를 조금씩 무장해제시키며 그곳 셰프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열어젖힌다. 그리고 이들의 낯선 환경 적응기에는 공통적으로 현지 셰프들의 훈훈한 배려가 빠지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그 적응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손길들이 엿보인다. 낯선 타지의 주방에서 우리 셰프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건, 결국 현지인의 따뜻한 환대가 있었기 때문임을 이 프로그램은 보여준다.

사실 여행 또한 나를 둘러싼 안전 펜스를 벗어나 낯선 환경으로 기꺼이 뛰어드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순간, 우리는 익숙했던 언어와 환경, 심지어 우리 자신으로부터 분리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서바이벌에 가까운, 낯선 타지에서의 여행이 고역이 아닌 즐거운 일이 되는 건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날 선 경계심이 아닌 낯선 문화에 대한 환대의 마음이다. 〈최후의 인류〉와 〈언더커버 셰프〉가 보여주듯, 모르는 타인과 협력하고 어울리는 과정은 살아남기의 차원을 넘어 즐기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나선 당신은 낯선 현지인과 짧은 눈인사를 나누고, 서툰 언어로도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나눠보기 바란다. 어쩌면 그것이 여행의 진정한 묘미를 선사할 수도 있을 테니.


TV PREVIEW

CNN name, logo and all associated elements ™& © 2026 Cable News Network.A Warner Bros. Discovery Company.

K-에브리씽 시즌 1

한국이 문화 강국으로 부상한 과정을 음악 · 영화 · 음식 · 뷰티라는 네 가지 테마로 풀어낸 CNN 오리지널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한의사 역의 성우를 맡은 다니엘 대 킴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싸이, 태양, 이병헌, 김은숙 등 각 분야의 인물들이 K-컬처의 성장과 영향력을 이야기한다.

© MBC

소라와 진경

1세대 슈퍼모델 이소라와 홍진경,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모델이 15년 만에 재회한다. 20대 시절 열정을 쏟았던 파리 런웨이에 다시 도전하는 그들. 워킹 영상을 보내고, 에이전시의 답을 기다리고, 낯선 도시에서 오디션을 치르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회복과 본업으로의 귀환이라는 두 서사를 나란히 보여주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 2026 ParamountSkydance Corporation

더 네이버후드 시즌 8

미국 CBS TV 인기 시트콤의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시즌. 미시간에서 이사 온 존슨 가족과 까다로운 이웃 버틀러 가족, 8년째 이어온 두 가족의 우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정든 동네를 떠나야 하는 두 가족은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나눈다.

© 2015 Sony Pictures Television Inc.

커뮤니티 시즌 6

그린데일 커뮤니티 칼리지를 배경으로 한 시트콤의 마지막 시즌. 제프(조엘 맥헤일)를 중심으로 남은 스터디 그룹 멤버들은 ‘그린데일 구하기 위원회’ 활동을 이어가지만, 현실적 어려움 앞에 제프는 홀로 남겨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마주한다.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영 셸던 시즌 1

과학자 캐릭터로 사랑받은 시트콤 〈빅뱅 이론〉의 프리퀄 스핀오프작으로, 셸던 쿠퍼(짐 파슨스)의 어린 시절을 담았다. 1980년대, 텍사스의 소도시에 사는 아홉 살 천재 소년 셸던 쿠퍼(이언 아미티지)가 고등학교에 조기입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 탑승하시는 항공편에 따라 제공되는 콘텐츠가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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