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 October 2026 (Vol. 50 No. 05)

그림 엽서 속 마을, 코츠월드

잉글랜드 코츠월드는 그림 같은 마을만큼이나, 장인정신과 창작열로 빚어낸 풍경이 살아 있는 곳이다. 유서 깊은 시장 마을과 정원, 섬세한 안목의 디자인 숍과 자동차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현지에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발견한 코츠월드의 일곱 장소를 소개한다.


치핑 캠든

⚑ Chipping Campden, Gloucestershire

코츠월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장 마을 중 하나인 치핑 캠든은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일어난 아츠 앤드 크래프츠 운동(미술공예운동)의 중심지로, 오늘날에도 작가들의 작업실과 개성 있는 상점, 카페를 통해 창의적인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중세 시대에 양모 무역으로 번성한 시장 마을답게 우아한 석회암 건물들이 하이 스트리트를 따라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웅장한 세인트 제임스 교회가 자리한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는 비교적 한산한 거리를 걸으며 석조 건물이 빚어내는 부드러운 빛을 눈에 담을 수 있다.

© Lucy Dodsworth

히드코트 가든

⚑ Hidcote Bartrim, Chipping Campden

치핑 캠든에서 약 7km 떨어진 히드코트 가든은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각 야외 공간들(가든 룸 형태)을 유기적으로 조합한 정원이라 할 수 있다. 1900년대 초 미국인 원예가 로렌스 존스턴이 조성한 이곳은 이후 여러 세대의 조경가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각각의 공간은 저마다 다른 식재와 스타일로 정교하게 연출돼 있다. 방을 하나씩 지나듯 이어지는 정원을 천천히 거닐어보자.

© Lucy Dodsworth

세진코트 하우스

⚑ Moreton-in-Marsh

세진코트 하우스는 영국에서도 독특한 저택으로 코츠월드의 전원 한가운데 인도풍 건축을 펼쳐 보인다. 19세기 초에 지어진 이곳은 라자스탄 무굴 궁전의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구리 돔과 곡선형 오랑주리를 갖추고 있다. 영국식 낭만주의 정원 식재와 석조 코끼리 조각, 청동 뱀 그리고 페르시아 수피 시가 새겨진 계단이 어우러져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 TIP 저택은 5월부터 9월까지, 정원은 3월부터 11월까지 공개되니 방문 시기를 맞추면 좋다.

성 베드로와 성 바울 교회, 노스리치

⚑ Mill End, Northleach, Cheltenham

시장이 발달한 소도시 노스리치는 한때 양모 무역의 중심지였다. 웅장하게 수직으로 솟은 고딕양식의 성 베드로와 성 바울 교회는 코츠월드 라이언 양의 양모를 거래하며 부를 쌓은 15세기 상인들의 후원으로 완성됐다. 내부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미제리코드(성직자 좌석 뒤의 몸을 기대는 받침대)와 아치형 천장, 중세 석조 장식이 남아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햇살이 공간을 은은하게 비추며, 발아래에는 교회 건립에 기여한 상인들을 기리는 기념 동판이 놓여 있다.


코츠월드 모터링 뮤지엄

⚑ The Old Mill, Sherborne St, Bourton-on-the-Water, Cheltenham

버턴온더워터에 자리한 코츠월드 모터링 뮤지엄은 1978년 문을 열었다. 일곱 개 갤러리에 20세기 자동차와 오토바이, 캐러밴, 광고 간판 등 자동차가 대중화되던 시기의 유물을 전시하며, 페달카를 비롯한 빈티지 장난감 컬렉션도 함께 볼 수 있다. BBC에서 1991년 방영된 어린이 프로그램의 주인공, 노란 자동차 ‘브럼’의 실제 촬영 차량이 전시돼 있어 이를 보려는 가족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더메스틱 사이언스, 테트버리

⚑ 53 Long St, Tetbury

테트버리는 앤티크 상점과 아트 갤러리, 리빙 부티크가 모여 있는 코츠월드의 창의적인 중심지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더메스틱 사이언스로,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의 기성 및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든 가구와 조명, 도자기, 패브릭 그리고 홈 데코 용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세 개의 층에 걸쳐 진열된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품질과 디자인을 기준으로 엄선됐다.


알링턴 로, 바이버리

⚑ Awkward Hill, Cirencester

바이버리의 알링턴 로는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포토 스폿 중 하나다. 돌담을 타고 장미가 피어나고, 콜른강이 그 곁을 잔잔히 흐른다. 이곳의 오두막들은 14세기에 양모 창고로 지어졌으며, 이후 지역 양모를 직물로 만들던 직공들의 거처로 사용됐다. 이곳을 둘러본 뒤에는 돌다리와 랙 아일 습지 초원의 산책로를 걸어 마을로 들어가 점심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 TIP 조금 더 가까이에서 풍경을 경험하고 싶다면 내셔널 트러스트를 통해 두 채의 휴가용 숙소를 빌릴 수 있다.

  • 대한항공은 인천 — 런던 직항 편을 주 7회 운항한다.
  • 루시 도즈워스는 영국의 여행작가조합 BGTW에서 2024 올해의 가이드북상을 수상한 여행작가이자 사진가다.독립 웹사이트 ‘익스플로러 더 코츠월드’의 설립자로서 10년 넘게 코츠월드의 마을과 풍경, 창의적인 비즈니스와 지역의 이야기를 기록해 왔으며 현지 곳곳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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