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 August 2026 (Vol. 50 No. 04)

완벽이라는 박자에 맞춰, 마이클 잭슨

언제나 최고가 되기를 갈망했던 마이클 잭슨은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투어를 돌던 어느 날 이런 메모를 남겼다. “세상을 충격에 빠뜨릴 완전히 새로운 배우이자 가수, 댄서가 될 거야. (···) 가장 위대한 사람들이 멈춘 지점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 문장은 치기 어린 아티스트의 기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의 삶 전반을 예고하게 됐다. 현재의 환호에 만족하지 않았던 그는 언제나 자신 안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어떤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평생 그것을 증명하려 했다.


무대 위에 선 소년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마이클 잭슨의 출발은 그의 친형제들로 결성된 잭슨 파이브였다. 그룹이 결성될 당시 그는 최연소 멤버로, 불과 5세일 때 무대에 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의 리드보컬이 됐다. 매니저는 아버지인 조 잭슨으로, 그는 자식들에게서 재능의 싹을 발견하고는 몹시 혹독하게 키웠다. 그 때문인지 마이클은 1993년 그래미어워즈 레전드상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린 시절을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생일 파티도, 크리스마스도 없었어요.” 아버지는 미성년이던 자식들을 일찍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진입시켰고, 강도 높은 훈련과 공연 일정을 소화하도록 요구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잭슨 파이브는 1969년 당대 최고 레코드 회사인 모타운과 계약하고 히트곡을 연속으로 발표하면서 최고 인기 그룹으로 부상했다. 이때 나온 노래 중 하나가 모타운 데뷔앨범이자 정규 1집(1969)에 담은 ‘I Want You Back’이다. 이후 정규 2집(1970)의 ‘ABC’와 ‘The Love You Save’, 정규 3집(1970)의 ‘I’ll Be There’까지 총 네 곡을 각각 싱글로 발표했다. 그리고 이 네 장의 싱글은 1970년에 연속으로 빌보드차트 1위에 올랐다. 이후 마이클은 그룹을 탈퇴하고 솔로로 데뷔했지만 아직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의 파급력은 없었다. 그러던 중 그는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고전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각색한 뮤지컬 판타지 모험영화 〈더 위즈〉에 출연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출연진을 기용해 재해석한 영화로, 마이클은 허수아비 역을 맡았다. 당시 영화의 음악을 담당했던 퀸시 존스는 이후 마이클을 팝의 왕좌에 앉을 수 있도록 이끈 장본인이다. 그가 프로듀싱한 마이클 잭슨의 정규 5집〈Off The Wall〉은 기대 이상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중 싱글 두 장이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고, 5집 앨범은 현재까지 2000만 장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핵심은 이 음반이 디스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디스코가 별건가?’ 싶겠지만 시대적 맥락을 파악한다면 완전히 다른 그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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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의 전설

1970년대 후반, 디스코는 일부 백인 록 팬들에게 경멸의 대상이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1979년 7월 12일, ‘디스코 파괴의 밤’이라는 행사가 열리며 사람들의 디스코에 대한 관심은 더욱 가열됐다. 야구 경기 관중 수를 늘리고자 야구 구단과 방송국 그리고 한 록 DJ가 함께 기획한 이 행사는 경기장에 오는 팬들에게 디스코 음반을 지참하게 했고, 경기 사이에 그 음반들을 모아 폭파했다. 흥분한 관중들은 경기장에 난입해 “디스코는 역겨워!”를 외치며 경기장을 훼손시켰다. 당시 디스코는 유행의 정점을 찍은 장르였던 만큼 일부 대중에겐 엄청난 반감을 샀다.

〈Off The Wall〉은 그로부터 한 달도 안 된 8월 10일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이 음반에는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에 기계적이라 비판했던 디스코와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또 녹음실의 마이스트로였던 퀸시 존스에 의해 디스코부터 펑크, 팝과 소울, 브로드웨이 발라드까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운드는 물론, 현악과 관악을 활용한 다양한 편곡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활기찬 분위기가 연출됐다.

1982년에 등장한 전설적인 명반 〈Thriller〉 역시 마찬가지다. 이 앨범은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6700만 장 이상이 팔렸다. 이전까지 긴 불황을 겪고 있던 미국 음반시장이 1983년에 회복세로 돌아선 데는 이 앨범의 기여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수록곡 ‘Billie Jean’(1983)은 마이클의 완벽주의를 상징하는 곡이다. 그가 직접 작사·작곡했으며, 시그니처 동작인 ‘문워크’를 라이브로 선보인 걸로 유명한 이 곡은 레코딩 엔지니어 브루스 스웨디언과 무려 91번의 믹스를 거쳤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이 녹음된 각각의 트랙을 하나의 덩어리로 섞는 작업인 믹스 과정에서 마이클이 선택한 건 두 번째 믹스였다.

나는 이 에피소드를 생각할 때마다 〈오즈의 마법사〉가 떠오른다. 집으로 돌아가길 원하던 도로시는 자신이 신고 있던 구두가 집으로 돌아가는 열쇠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뇌를 갖고 싶은 허수아비는 지혜로 일행을 구하고,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은 눈물을 쏟는다. 용기를 갈구하던 사자는 무서운 적을 물리친다.

모두가 언제나 ‘무지개 너머 어딘가’를 꿈꿨지만, 그것은 이미 그들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91번의 시도 끝에 자신들이 찾던 보물이 두 번째에 숨어 있음을 깨달은 것처럼 인간은 결국 방황 끝에서야 도약한다. 요컨대 전설은 그렇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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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이 추천하는 마이클 잭슨의 곡들

Beat It (1983)

1987년 앨범 〈Bad〉의 타이틀곡이다. 전작 〈Thriller〉보다 강렬한 사운드가 가미된 이 앨범 속 다수의 수록곡은 한층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를 갖게 됐다. 은빛 장식의 가죽 재킷을 입고 정면을 응시하는 커버 사진 역시 날카로운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이 곡에서 ‘Bad’는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폭력에 기대지 않고도 강하고 멋지게 살아가겠다는 자기 선언에 가깝다.

Billie Jean (1983)

마이클이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겪었던 극성팬들과 그가 자기 아이의 친부라고 주장한 한 여성 팬의 편지 등 복합적인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케이블 음악 방송국인 MTV에서 흑인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를 집중해서 반복 송출하기 시작한 첫 사례로 꼽힌다. 철저히 준비됐던 뮤직비디오가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던 데에는 당시 음반업계 최고 거물이었던 CBS 레코드 사장 월터 예트니코프의 강력한 지지도 한몫했다.

Bad (1987)

1987년 앨범 〈Bad〉의 타이틀곡이다. 전작 〈Thriller〉보다 강렬한 사운드가 가미된 이 앨범 속 다수의 수록곡은 한층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를 갖게 됐다. 은빛 장식의 가죽 재킷을 입고 정면을 응시하는 커버 사진 역시 날카로운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이 곡에서 ‘Bad’는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폭력에 기대지 않고도 강하고 멋지게 살아가겠다는 자기 선언에 가깝다.


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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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A, Dancing Queen

스웨디시 팝 음악의 거장 아바를 대표하는 곡으로, 영화 〈맘마미아〉의 수록곡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You are the Dancing Queen”이라는 중독적인 훅과 경쾌한 디스코 리듬은 마치 한여름의 거리를 걷듯 밝고 설레는 기분을 선사한다.

Chet Baker, I Fall in Love Too Easily

서정적인 트럼펫과 피아노 선율 그리고 부드러운 미성을 녹인 쿨 재즈의 정수. 사랑 앞에서 무모하고 서투른 한 청년의 마음을 노래하는 곡으로, 시를 웅얼거리듯 흐르는 그의 보컬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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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ia Dean, Man I Need

제68회 그래미어워즈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한 올리비아 딘을 세계에 알린 곡. 리드미컬한 소울 팝 사운드 위 맑은 보컬로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사랑을 당당히 노래한다. 해당 곡이 수록된 정규 2집 〈The Art of Loving〉은 R&B, 팝, 네오소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녀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BTS, Body to Body

한국 민요 ‘아리랑’을 샘플링한 색다른 선율로, 강렬한 스타디움 앤섬 위에서 연결의 의미를 노래하는 방탄소년단(BTS). 국악과 힙합이 만나는 지점에서 울려 퍼지는 ‘아리랑’의 후렴은 단순한 차용을 넘어 세대를 잇고 공동체의 정서를 환기하는 에너지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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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RORO, Landing in Love

‘Z세대 록스타’로 사랑받는 한로로는 인디록 선율 속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랑의 감정을 예고한다. 확신보다는 흔들리는 마음으로, 결국 상처 준 이도 사랑하게 될 자신의 미래를 미리 받아들이는 곡. 선공개된 동명 소설 〈자몽살구클럽〉과 세계관을 공유하며 음악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든다.

  • 탑승하시는 항공편에 따라 제공되는 콘텐츠가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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